먼저 맞고 한 대 돌려줬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25년 9월 밤 11시 10분, 경주. 벤치에 앉아 술을 마시던 43세 남성에게 욕설을 들었습니다. 말다툼 끝에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으니 집에 가라」고 했는데, 그 사람이 가는 길을 막았습니다. 그러다 손으로 왼쪽 뺨을 한 대 때렸습니다. 화가 나 주먹으로 얼굴을 한 번 쳤고 그 사람은 쓰러졌습니다. 11일 뒤 병원에서 숨졌습니다.
피해
출혈성 뇌좌상 · 11일 뒤 사망
유리하게 본 사정
- 피해자가 먼저 뺨을 때렸고 귀가를 막는 등 사건의 발단을 제공
-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음 — 양형기준상 특별감경인자
-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이 이루어짐
- 주먹으로 한 번 친 것이 전부
불리하게 본 사정
- 사람의 생명이라는 회복 불가능한 결과
비슷한 상황이라면
먼저 맞았는데도 죄가 됩니다. 정당방위는 「막기 위한」 행동이어야 하는데, 뺨을 맞은 뒤 주먹으로 얼굴을 친 것은 방어를 넘어선 공격으로 봤습니다. 우리 법원은 싸움 중의 반격에 정당방위를 거의 인정하지 않습니다. 서로 때린 상황을 「공격과 방어가 교차하는 상태」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집행유예를 만들었을까요. 양형기준표에서 폭행치사는 제3유형(사망)이고 기본영역이 징역 2~4년입니다. 여기에 특별감경인자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이 인정되면 감경영역인 1년 6개월~3년으로 내려갑니다. 유족과의 합의가 구간 자체를 한 칸 내린 겁니다.
그리고 숫자가 중요합니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금고에만 붙일 수 있습니다(형법 제62조 제1항). 감경영역의 상한이 마침 3년이라, 재판부가 상한을 그대로 선고하면서 집행유예를 붙일 수 있었습니다. 감경이 인정되지 않아 기본영역에 머물렀다면 하한이 2년이어도 법률상 처단형 하한인 3년에 걸려 실형 가능성이 훨씬 커집니다.
공탁과 합의는 다릅니다. 합의는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까지 포함하고, 공탁은 돈을 법원에 맡겨두는 일방적 행위입니다. 양형기준은 둘을 같은 인자 안에 묶어두었지만 실제 평가는 합의 쪽이 더 무겁게 작용합니다.